Written by | 김승환의 목요학습, 문화사전, 주요 뉴스

인문학총람- 목요학습 62

창조도시/창의도시

 Creative City 创造都市

 

P가 “북경보다 상해가 더 창조적인 도시다”라고 말하자 K가 그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P는 북경은 정치적이고, 군사적이며, 관료적이어서 상해보다 예술적이지 못하고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대화처럼 한 도시가 창조적일 수 있을까? 어떤 공간이 상대적으로 창조적이고 상대적으로 생산적일 수 있다면 근대에 형성된 도시 역시 창조적일 수가 있다. 이런 개념을 바탕으로 1980년대에 창안된 ‘창조도시/창의도시’는 이론인 동시에 방법이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같은 지구적 의제를 실천하는 담론이자 인간의 평등을 실현하자는 의식이며 모든 개인의 잠재적 가능성을 개발하고 혁신하자는 의제다. 문화예술과 창조산업을 토대로 하는 창조도시는 그 도시의 가치나 이름을 높이려는 것보다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른 도시와 교류하고 세계에 기여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런 점에서 창조도시는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한다.

창조도시의 개념은 유켄(David Yencken)이 1988 잡지 [메아진(Meanjin)]이 “창조도시(The Creative City)”를 발표하여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국의 사회학자 찰스 랜들리(C. Landry, 1948 ~ )는 1991년 “글래스고우(Glasgow; The Creative City and its Cultural Economy)라는 글에서 창조도시의 원리와 방법을 개진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자유롭고, 번영되며, 창의적인 도시였다. 또한 이들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창조적인 경제가 발달하며 도시 전체가 창의성에 가득한 활기찬 도시를 지향한다. 따라서 창조도시는 창조적인 환경, 자유로운 분위기, 힘찬 역동성 등이 발휘되고 조직과 행정, 관계와 존재가 창조적으로 작동되는 이상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창의적인 계급과 창조적인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싶어하는 공간을 찾아가거나 스스로 그런 도시를 만든다.

랜들리는 현대의 도시가 가진 문제점을 직시하고 도시 공간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80년대 영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경제 사회적 문제점을 분석한 후 새로운 문화적 풍경을 가진 창조도시/창의도시(creative city)를 제안했다. 인구의 도시집중은 주거, 교통, 환경, 교육, 문화 등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했는데 이런 문제를 치유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그에 의하면 ‘문화와 예술은 그런 발전을 가능케 하는 가치, 통찰, 개혁의 토대’*가 된다. 따라서 도시공학과 같은 기술적인 혁신과 아울러서 인문사회학적인 감각 그리고 문화예술적인 창의성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서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보았다. 도시의 모든 개인이 자기주체성을 가지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도시나 다른 지역과의 열린 연계성 또한 중요하다.

한 도시가 발전하는 것은 문화예술의 창의성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랜들리의 이론이다. 창조도시론/창의도시론은 그 도시의 경제적 풍요만을 추구하지 않고, 문화다양성 및 제반 영역의 균형을 중요시한다. 그것은 근대화의 산물인 도시공간이 인구와 자본의 집적으로 인하여 비인간화가 심화되고 대량생산의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서 도시를 문화예술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전망과 반성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런 관점에서는 자본주의 체제의 금융자본보다 문화예술을 토대로 하는 창조자본(創造資本)의 창의성이 큰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도서관, 문화센터, 각종 문화예술시설, 자유공간, 광장, 활기찬 거리, 고가구점 등의 하부구조가 구축되어야 하고 이를 통하여 시민들의 생활 자체가 예술화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경제학자 플로리다(R. Florida, 1957 ~ )가 창안한 창조계급과 연결된다.

플로리다는 한 도시나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technology), 재능(talent), 관용(tolerance)의 3T를 창조도시의 지표로 간주했다. 세계적으로 창조도시, 또는 창의적인 도시로 손꼽히는 곳은 일본의 가나자와(金澤), 핀란드의 헬싱키, 아일랜드 더블린 등으로 이들 도시는 개방성, 혁신성, 쾌적함, 자유, 역동성을 바탕으로 거주민이나 체류자들이 모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 도시에서 보이는 것처럼 개방성, 다양성, 혼종성, 이질성들이 어울릴 때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각종 기업체도 정착하여, 지속가능한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는 것이다. 창조도시론은 창조적 계급을 설정하고 지식인이나 문화예술가들을 중심에 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도시공간을 공학적 관점이 아니라 문화예술적 관점으로 혁신하려 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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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나 인용을 했을 경우에는 정확하게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표절은 범죄입니다.

*참고문헌 Charles Landry, The Creative City: A Toolkit for Urban Innovators, (London: Earthscan, 2008), p.23, p.173.

*참조 <다원성>, <창조계급>

Last modified: 2018년 9월 6일